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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끄적끄적

'드라마'를 이용해 첫 문장 쓰기

by leo yeom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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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먼지 풀풀 나는 마당에서 고기 썰고 국 끓이고 시끄럽고 거기다가 할머니들은 왜 먹는걸 손으로 먹이니? 아 짜증 나~ 나 괜히 왔어. 다 마음에 안 들어. 서울에 있을 걸 괜히 왔어. 무슨 카페 하는 아저씨가 하나 있는데 무슨 명가순가 봐. 너 오윤이라고 알아? 아니. 그 아저씨가 계속 물어보지도 않는데 자기 얘길 하는 거야. 매니저가 돈 들고 튀는 바람에 2집을 못 냈다나? 솔직히 그거 핑계 아니냐? 실력이든 의지든 뭐라도 있으면 어떻게든 뭐라도 됐겠지. 나는 현재가 이 모양인데 과거 타령하면서 사는거 비겁하고 초라해 보여.

 

근데, 좀 안됐다. 난 과거에 희망을 두고 온 사람들 좀 짠해. 원래 못 이룬 꿈은 평생 마음에 밟히는 법이잖아.

 

- 갯마을 차차차

 

현재가 이 모양인데 과거 타령하면서 사는거 비겁하고 초라하다. 추석이 가까워지니 또 생각나는데, 우리 집은 아직도 고등학교 성적 얘기, 수능 얘기들로 사람을 칭찬할 때가 있다. 물론 그 대상에 나는 없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과거의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얼마나 현재의 모습에서 자랑스러워할 부분이 없으면 10년도 더 지난 이야기를 꺼내나 싶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나 또한 지금이 얼마나 보잘것없으면 저런 말에 반박도 못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듣고 넘기지 못하나 싶기도 하다.

과거는 과거에 묻어둬야 한다.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현재의 나를 관리하고 가꾸어야 한다. 내 과거가 현재보다 빛났었다면, 현재의 나는 과거보다 나아진 점이 없다는 점을 생각하자. 현재의 내가 더 빛난다면 과거의 그림자가 내 삶을 덮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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