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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책 후기

[스물두 번째] 그녀, 클로이 / 마르크 레비 / 작가정신

by leo yeom 2020.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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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르크 레비

옮긴이   이원희

출판사   작가정신

출판일   2020.06.09


프랑스의 작가 마르크 레비의 휴먼 로맨스 소설이다.

 

기욤 뮈소의 소설을 좋아해서 프랑스 소설을 몇 번 읽어본 적은 있지만, 다른 프랑스 작가의 소설을 읽어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소설인지 모르고 읽은 책이 있을 수는 있다)

 

책의 제목에서 나오는 것처럼 "클로이"라는 여성이 주인공인 소설인데, 스토리는 대게 그녀가 사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뉴욕 맨해튼의 위치한 고급 아파트(9층)에는 아직 수동식 엘리베이터를 사용하는데, 이 엘리베이터의 작동을 담당하는 승무원인 디팍은 하루하루 성실히 일하며 본인만의 목표(엘리베이터 운행 거리 기네스 기록 달성)에 다가가고 있다.

 

디팍은 원칙을 중시하며 특유의 성실함으로 입주민들의 성향과 습관을 모두 파악하여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지만, 주인공 클로이와 그녀의 아버지를 제외한 입주민들은 디팍을 마치 하인 부리듯 대하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야간시간을 담당하는 승무원의 추락으로 수동식 엘리베이터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되면서 입주민들과 디팍, 그리고 클로이와 그녀의 아버지와의 대립과 나중에는 디팍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사건이 커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디팍은 자신의 선택으로 맨해튼의 엘리베이터 승무원을 그만두게 되고 입주민들도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던 엘리베이터를 스스로 작동하는 엘리베이터로 바꾸게 된다.

 

사실, 책의 전체적인 전개는 엘리베이터를 중심으로 이어져 나가지만, 이 책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사고로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클로이에게 디팍의 조카 산지가 나타나면서 잃었다고 생각했던 삶의 경이로움을 되찾아 가는 과정이다.

 

다리를 잃는 사고를 겪었지만, 남들이 보기에는 사고를 극복하여 잘 사는 클로이. 사실은 본인 스스로 소중한 것을 잃고 되찾을 수 없다는 것에 절망하고 있다.

 

클로이에게 소중한 것은 단순히 신체 일부인 다리가 아니라 남과의 관계에서 오는 경이로움이었지만, 장애라는 현실이 모든 것을 막고 있었고 신체적 결함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태도의 산지를 만나면서 이를 되찾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 결함으로 자신을 낮추고 남을 밀어내는 클로이와 인도의 전통을 거부하는 새로운 세대이지만, 인종차별과 같은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 조심스러운 산지의 만남이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이 본인의 결핍을 더 큰 문제로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오는 수동식 엘리베이터는 인도에서 도망친 디팍이 뿌리를 기억할 수 있게 하고 다시 뿌리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도 놓지 않은 매개체가 된다. 그리고 가문에서 도망쳐 힘든 생활을 하던 디팍의 아내(산지의 고모) 랄리가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기도 했으며 산지와 클로이의 만남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준 연결고리로 존재한다.

 

특히, 아파트의 주민들이 엘리베이터에서의 행동을 중심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수동식 엘리베이터는 이 이야기와 독자들이 봐야하는 시점을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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