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갈만한 곳, 공곶이_개화 시기는 꼭 챙기기
거제 공곶이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와현리
수선화 개화 시기 : 3월 중순 ~ 4월 초
공곶이는 거제 일운면 와현리에 위치한 곶(바다로 돌출되어 나온 뾰족한 모양의 땅)의 지명이자 그곳에 위치한 45,000평 넓이의 계단식 다랭이 농장을 일컫는다.
사람들에겐 이런 모습으로 잘 알려져 있고 나도 이런 모습을 기대하며 공곶이에 방문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지도로 찾았을 때, 공곶이 수목원이라는 명칭으로도 검색된다.
나는 5월에 방문했기 때문에 수선화의 개화 시기는 아니라고 알고 있었지만, 다른 꽃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공곶이는 차로 끝까지 들어갈 수 없고 인근 예구마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변을 따라 걸어가는 올레길이나 산을 가로질러 오른 뒤, 내려가는 방법이 있다. 산을 가로질러 올라가는 길이 등산만큼 높은 코스가 아니기 때문에 둘 다 무리 없이 다닐 수 있다.
오르막길을 따라 계속 걷다 보면 위의 사진과 같은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계속 직진을 하면 돌고래 전망대가 나오고 오른쪽에 보이는 내리막길로 들어가면 공곶이로 가는 길이다.
공곶이 자체가 계단식 다랭이 농장이기 때문에 처음 위에서부터 아래로 구경을 하고 바다까지 내려와서 올레길로 돌아가는 코스가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내가 갔을 때는 개화 시기를 지나서인지 사람이 너무 없어 조금 무서운 느낌이 드는 길이었다. 특히 방문 직전 비가 잠시 내렸기에 내리막길이 상당히 위험했다.
원래는 이런 길을 내려가면서 좌, 우에 있는 농장에 핀 꽃을 보고 들어가서 사진을 찍으며 공곶이를 즐기면 되는데, 개화 시기를 맞춰가지 않는다면 이런 모습을 보게 된다.
좌, 우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도 대부분 막혀있고 꽃도 거의 없었다. 그나마 야자수 나무가 보여서 사진을 찍었고 딱 하나의 구역에서 꽃을 볼 수 있었다.
사람에 따라서 너무 아쉽고 실망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와이프와 첫 결혼기념일 여행을 간 것이었고 예쁜 꽃과 경치를 상상하고 왔는데, 황량한 풍경만 보게 된 상황이 너무 웃겨서 즐거웠다.
그리고 좋게 보면 관광객들이 뭉쳐있지 않은 곳을 찾아 산책을 하는 것이었고 꽃이 아니더라도 나무와 구석구석 길이 예쁘게 꾸며져 있어서 구경할만한 것은 많았다.
개화 시기에 맞춰오면 수선화를 좌판에 깔아놓고 판매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갔을 땐 동백나무를 팔고 있어서 조그만 동백나무를 하나 샀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공곶이의 길이 어떻게 돼 있는지 전혀 몰라서 지금까지 내려온 길을 다시 올라가야 하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심란한 와중에 바다에서 나는 돌 소리를 들으며 잠시 휴식
거제도까지 가서 몽돌해수욕장을 따로 방문하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아무도 없는 바닷가에서 돌들이 파도에 쓸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가장 예쁜 바다의 소리라고 표현한 사람이 있었는데, 장작 타는 소리나 비 오는 소리 등을 ASMR 영상으로 만든 것처럼 몽돌해수욕장의 소리도 영상으로 만들면 자주 듣게 될 것 같았다.
아주 예쁜 관경을 상상하고 간 공곶이가 그렇게 썰렁한 모습일지는 상상도 못 했지만, 모든 일정이 다 즐거운 결혼기념일 여행이어서 그 상황 자체가 웃겨서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다시 생각해도 재밌었던 곳이라 다음번에 개화 시기에 맞춰 방문하게 되면 더 색다른 기분이 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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