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 맛집은 아니지만, 갈만한 술집
경주 황리단길
경북 경주시 포석로 1080
지도에 표시된 대로변이 황리단길의 메인 거리인데, 현재 보도블록과 인테리어 등 한창 공사 중인 곳이 많아 도로 양쪽으로 들어가는 골목 사이에 볼만한 가게들이 많다.
이번 여행에서 경주에 대한 인식을 완전 되돌려 놓은 곳들 중 구경거리가 가장 많았던 것이 황리단길이다.
나는 경리단길이 한참 지고 있는 와중에 방문했던 경험 때문에 경주에 있는 황리단길을 생각했을 때, 기대감이 거의 없이 그냥 돈이 많이 들어간 카페 위주의 거리라고 생각했다. 지금 있는 가게들도 돈이 많이 들어간 곳들이 맞겠지만, 경주의 특성이라고 느껴지는 기와지붕을 그대로 살린 레트로 느낌이 나는 거리였다.
그리고 이유는 잘 모르지만, 황리단길에는 일본식 가옥이 무척 많다. 가옥뿐만 아니라 일본식 돈가스 맛집, 일본식 카페 등 지리상 가까워서인지 역사적으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곳곳에 일본의 풍경이 있다. 한국의 기와지붕과 비슷한 양식이지만, 확실히 묘하게 이질적인 모습이다.
원래 가려고 했던 카페, 동경. 와이프가 가고 싶었던 카페로 사실 여기 오려고 낮에 황리단길을 나온 건데, 영업을 하지 않아 가지 못했다. 이유는 쓰여있지 않은데, 내부를 봐선 영업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옆에 있던 양지 다방은 손님이 굉장히 많았다. 이때가 아마 3시쯤 됐을 무렵이었는데, 6시 가까이 될 무렵엔 양지다방 마당이 가득 찰 정도의 웨이팅 손님이 있었다. 우리는 줄을 서서 어딘가에 들어가는 성격이 아니라 외관만 구경하고 다른 카페로 갔다.
우리가 갔던 이름 모를 카페. 이 카페도 굉장히 예쁘게 되어있었는데, 황리단길 자체에 워낙 유명하고 예쁜 카페들이 많아서 그런지 손님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마 황리단길은 단순히 예쁜 가게가 아니라 특징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카페들이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았다.
원래 계획은 황리단길을 구경하다가 유명한 피자집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했는데, 웨이팅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고 그 집이 아니라면 굳이 피자를 먹을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 육전을 먹으러 갔다.
옥상에서 육전을 먹으며 바라보는 기와지붕과 대릉원 뷰로 유명한 황남회관이다.
총 3개 층으로 되어있고 3층이 옥상이다. 미리 찾아본 포스팅으로 본 것과는 다르게 3층에도 유리가 다 덮여 있었는데, 시원하지가 않아서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직원분은 굉장히 친절하셨고 2, 3층은 대부분이 셀프로 운영되었다. 밑반찬과 수저를 직접 가져가야 했는데, 밑반찬 뚜껑이 열려 있으면 사방에 냄새가 진동했고 반찬통 주변도 깨끗하지 않았다.
심지어 테이블도 먼지가 쌓여서 찐득찐득한 느낌이 들 정도로 위생상태가 별로였다. 첫인상도 별로였고 에어컨이 있었지만, 너무 더워서 육전만 빨리 먹고 나간 집이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기존에 있던 1개 테이블의 손님도 빨리 나갔고 이후에는 손님이 없는 걸로 봐선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음식은 맛있었는데, 운영 방식을 빨리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육전은 맛있었다. 사실 육전도 맛없기가 어려운 음식이긴 하지만, 파무침의 양념과 조화가 굉장히 잘 어울리는 것이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음식이긴 했다. 제발 홀 관리만 잘해주신다면 다음에는 더 많은 음식을 시켜서 먹어보고 싶을 만한 집이었다.
육전을 간단하게 먹고 또 하나의 유명한 술집인 황남주택을 가려고 했는데, 내부의 공간은 자리가 별로 없었고 무더위에 밖에서 술을 먹을 순 없을 것 같았다. 이 주변에 있는 술집들은 다들 사람이 많아서 다른 곳을 찾아보다 건너편에 있는 큰집이라는 전집을 가보았다.
경주 큰집
경북 경주시 첨성로81번길 22-7
전화번호 :: 054-772-8857
영업시간 :: 매일 11:00 ~ 22:30 (수요일 휴무)
이 날이 목요일이었고 다른 가게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그렇지만, 전 맛집으로 유명한 집이었다. 비록, 방금 육전을 먹고 왔지만, 황리단길 자체가 안주가 있는 술집이 별로 없어서 우선 들어가 보았다.
국물을 위해 육개장과 고추전을 시켜 마무리.
경주 여행은 계속 우연이 만들어내는 여행 같았다. 처음 계획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지만, 거의 모든 점에서 만족스러운 여행이었고 간직하고 싶은 추억이 되었다. 황리단길도 처음에 생각했던 곳과는 완전 다른 이미지였지만, 내 상상 속의 황리단길보다 더 좋은 곳이라 또다시 방문할 여행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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