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김초엽
출판사 허블(동아시아 출판사)
출판일 2019.06.24
SF 소설이라는 장르가 이렇게 현실적일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현실과 전혀 다른 세상을 상상하고 묘사하면서도 현실에 존재하는 여러 문제를 사실적으로 풀이하여 SF 배경의 스토리에도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7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되었고 모두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를 SF 시대에 녹여 이야기하고 있다. SF라는 것이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져 있어 그 배경을 이해하게 하는 것도 벅찰 것 같지만, 복잡하지 않게 감정을 고조시킬 수 있는 요소로써 SF 배경을 사용하여 장르에 대한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편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감정의 물성'이다.
첫 번째 스토리는 행성 이동이 가능한 시대에 이야기이다. 가족이 먼저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하고 곧이어 따라가려고 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가족이 있는 행성으로 갈 수 없게 되어 같은 자리에서 그 행성으로 가는 우주선을 기다리며 늙어버린 노부인의 이야기이다. 웜홀 통로라는 요소를 사용하여 짧아진 우주여행 기간에 비해 웜홀 통로가 없는 가족이 있는 행성과의 거리는 더 멀어져 버린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보여준다. 우주라는 배경 때문에 감정적으로 공감되지 않을 것 같지만, 간결한 스토리를 따라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감되게 만드는 작가의 글솜씨에 감탄을 하게 된다.
'감정의 물성'은 사람의 감정이 물질화되어 소유할 수 있는 배경도 흥미롭지만, 그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우울', '증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더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없는 세계이지만, 마치 실제로 저런 상품이 나왔을 때 일어날법한 세상의 모습이라고 생각될 만큼 현실감 있다. '우울'이라는 감정을 멀리하고 없애버리기보다는 나 스스로 소유하고 만질 수 있게 되어 통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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